올바른 식습관으로 건강하게 자라날 권리

등록일 : 2019-08-28

행복얼라이언스와 함께 아이들의 식생활을 고민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신구대 식품영양학과 권수연 교수는 강의실 안에서 배우고 가르치던 지식을 세상 밖으로 꺼내, 결식 우려  아동의 식생활을 연구하고 이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공간 앞에 정장을 입은 한 여성(권수연  교수)이 서 있다.

 

 

강의실 밖으로 나온 지식과 열정

결식 문제에 참여하다 보면 “요즘 같은 세상에 먹을게 없어 굶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권수연 교수가 관련 연구와 활동을 하면서 자주 듣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식생활엔 단순한 밥 한끼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권수연 교수는 그것이 결식우려 아동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10여년전 박사과정 시절 취약계층 아동의 식생활 연구에 참여하며 행복도시락과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당시로선 그런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죠. 정부는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급식소 운영, 일반음식점이나 편의점을 이용한 식사 제공, 도시락 배달, 주∙부식 등 현물을 배달하는 방법으로 결식우려아동을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 급식이나 도시락을 먹은 아동들이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정서∙심리적으로도 안정을 갖는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이후 도시락 질 개선, 식생활 교육자료 개선 등에 참여하며 인연을 이어갔죠.” 

 

건강한 식생활 이야기, 푸드스쿨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성 평가 결과보고서, 푸드스쿨 등 여러 책자가 책상에 놓여져있다.

 

권수연 교수는 졸업 후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에서 근무하며, 식생활 교육을 직접 계획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강단에 서게 된 뒤에도 현장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자연스럽게 연구와 접목해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식생활 문제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강의실에서 배우고 가르치던 지식이 사회에 변화를 만들고, 한 사람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즐거움이 그녀가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이 된 것입니다. 

 

식생활 교육으로 ‘건강’을 배우는 아이들

“취약계층 아동들은 일반 아동에 비해 조식이나 주말 결식 비율이 높고, 고른 영양섭취가 잘 되지 않아요. 하루 섭취 기준 에너지는 물론 단백질, 비타민C, 칼슘 등의 영양소 섭취 수준이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나죠. 또 영양에 관한 지식도 부족한데,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려면 반드시 식습관이 형성되는 적기에 식생활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여성(권수연 교수)이 나는 누구일까요라는 글씨가 씌여져있는 판넬을 손에 들고 일부 그림을 가리키고 있다. 뒤로는 채소가게, 과일가게라고 씌여진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채소가 최고야, 재미있게 먹는 법, 튼튼왕자와 타미, 깨끗하게 냠냠 등 제목의 책자가 서가에 꽂혀져있다.

 

2017년 이뤄진 첫 식생활 교육은 SK대학생자원봉사단 SUNNY와 함께 진행한 푸드스쿨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은 6회로 짧게 운영되었지만 그 효과를 연구한 결과, 장기적으로 진행한다면 충분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참여 전후를 비교 분석해보았을 때, 참여 아동들은 식생활에 대한 자기 효능감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두드러졌습니다. 작지만 식생활 교육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변화였죠.”

자기 효능감은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입니다. 연구 결과 ‘나는 식사를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다’의 항목이 프로그램 참여 전에는 5점 만점에 3.71점이었으나, 프로그램 참여 후에는 4.00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간식으로 과자, 사탕보다는 과일을 선택할 수 있다’의 항목이 증가한 것 또한 긍정적 신호였습니다.

 

세살 식습관이 백세까지 간다는 믿음

“아이들에게 식품첨가물에 대한 교육을 하기 위해 색소와 착향료를 이용해 직접 바나나 우유를 만들도록 한 적이 있었어요. 이후에 지역아동센터 선생님께서 바나나 우유나 딸기 우유 등을 주니, 아이들이 흰 우유를 먹겠다고 했다더군요. 아이들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이나마 생긴 거죠.”

 

우유, 요구르트, 참치캔, 식빵, 과일 등 여러 식품 모형이 놓여져있는 가운데 일부는 곰팡이가 핀 것 같은 모형이 섞여져있다. 그 뒤로 '안전하지 않은 식품은 먹지않아요!'라고 씌여진 쓰레기통과 '냠냠! 안전한 식품만 먹어요!'라고 씌여진 통이 놓여져있다. 안전한 식품 통의 입구에는 아이의 벌린 입 모양이 설치되어 있다.

 

권수연 교수는 식생활 교육은 반드시 경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직접 아는 것 보다는 직접 먹어보는 것, 직접 만들어 보는 경험이 바른 식습관을 만들고, 아이들의 성장과 건강을 좌우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의 미각을 발달시키기 위해 노력해요.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반응을 줄여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 거죠.” 실제로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미국 등 많은 선진국에서는 국민의 식습관 변화를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바른 식생활 교육을 위해 노력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권수연 교수의 조언을 토대로 행복얼라이언스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의 횟수와 기간이 모두 크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상∙하반기 각 20회차 교육이 진행되고, 하반기에는 울산 및 광주 지역과도 연계해 교육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세살 식습관이 백세까지 간다는 믿음, 그 믿음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지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입니다. 

 

신구대 식품영양학과 권수연 교수 Q&A

 

한 여성(권수연 교수)이 연이어 놓여져있는 소파 가운데 맨 앞 소파에 앉아있다.

 

취약계층 아동의 영양 섭취 상태를 연구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동에게 접근하는 것도 쉽지 않고, 차이를 관찰하는 데에도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덕분에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권수연 교수가 이 어려운 길을 걷게 된 것은 관심이 필요한 분야인 동시에 연구를 하면 할수록 보람 또한 커지기 때문입니다.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데에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권수연 교수는 정부와 기관, 기업과 대중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Q. 아동의 영양 불균형이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적절한 영양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상적인 발달이 어렵습니다. 영양 불균형은 어른이 된 후에도 당뇨병, 심장병에 걸릴 확률을 높이고, 영양부족은 신체의 방어체계를 무너뜨려서 면역반응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고요. 올바른 식이 섭취와 균형적인 영양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은 이러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방하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Q. 연구에서 어린이 영양지수(NQ, Nutrition Quotient)에 대한 조사가 있었는데요, 어린이 영양지수의 개념은 무엇이고 그 결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어린이 영양지수는 어린이 식생활과 영양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19개 문항으로 아동의 영양상태를 객관적인 점수를 평가하는 지표인 셈이죠. 19개 문항은 균형과 다양, 절제, 규칙, 실천 5개 분류로 구분합니다. 1)균형 : 콩 제품섭취, 잡곡밥 섭취, 달걀 섭취, 흰 우유 섭취, 과일 섭취 2) 다양: 채소반찬 섭취, 김치 섭취, 반찬 골고루 먹기 3) 절제: 패스트푸드 섭취, 단 음식 섭취, 길거리 음식섭취, 야식 빈도, 라면 섭취 4) 규칙: 아침식사 빈도, 정해진 식사 시간, tv 시청 및 컴퓨터 게임 시간 5) 실천 : 손 씻기, 음식 꼭꼭 씹어 먹기, 영양표시 확인 등을 묻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균형요인은 57점, 다양요인은 87점, 절제 요인은 66점, 규칙 요인은 69점, 실천요인은 67점 이상인 경우를 양호로 판단합니다. 본 연구 결과, 교육 전과 후 절제요인을 제외하고 모든 요인이 기준값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해외 식생활 교육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만한 사례가 있을까요?

영국의 경우 푸드 인 스쿨 프로그램으로 학교 교육과정 내에 식품과 조리에 대한 기술 및 지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고, 민간단체의 요리 강좌가 충분히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쿠킹버스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요리 강좌를 진행하기도 하구요. 이탈리아의 경우, 미각 교육이 발달해 있습니다. 프랑스 식생활 교육은 미각이론과 조리과학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어린이들의 미각 형성에 중점을 두고 진행됩니다. 어릴 때부터 아동의 미각을 발달시켜 EQ나 IQ를 향상시키고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 반응을 최소화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Q. 식생활 교육이나 조리 활동이 아동의 정서적 안정에도 기여할까요? 

실제로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영양교육 및 조리실습 프로그램을 연구한 결과가 있습니다. 프로그램 실시 후 다른 아동을 배려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는 등 정서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죠. 장애 아동이 봉사자와의 의사소통이 활발해지고 친밀감을 표시하는 행동으로 스킨쉽이나 눈맞춤을 하는 빈도 또한  점차 증가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